프리퀀시, 시간을 넘어선 통신
- 관리자
- 10월 13일
- 1분 분량
주파수 너머로 들려온 그 목소리
<프리퀀시>는 시간을 넘어선 통신이라는 흥미로운 설정으로 시작하지만 결국 남는 건 과학이 아니라 감정이었다.
라디오 안테나를 타고 과거의 아버지와 현재의 아들이 다시 연결되는 순간, 영화는 SF의 외형을 벗고 가족 드라마로 변한다.
아버지와 아들, 서로의 시간 속에 산 사람들
이 영화의 주인공은 두 사람이다.
존은 현실의 무게에 눌려버린 소방관의 아들이자 경찰이다. 그는 어린 시절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여전히 마음속에서 지우지 못한다.
한편 프랭크, 그의 아버지는 과거의 어느 시점에서 여전히 살아 있다. 하지만 그 둘은 30년이라는 시간을 사이에 두고 있다. 무전기의 주파수가 기묘하게 맞춰지는 순간, 두 사람의 시간이 교차한다.
시간은 막을 수 없지만, 후회는 바꿀 수 있다
이 영화의 핵심은 무엇을 바꿀 수 있는가가 아니다.
오히려 무엇을 다시 믿을 수 있는가에 가깝다. 존은 과거의 사건을 바꾸려 할수록 현실이 더 혼란스러워지고 프랭크는 미래를 바꾸기 위해 현재를 희생한다.
라디오 주파수를 통해 이어지는 대화는 짧지만 진심이었다.
“사랑한다”는 말이 공기를 타고 과거로 미래로 흘러가는 장면에서 나는 스크린을 보면서도 이상하게 조용해졌다. 그 순간만큼은 시간의 법칙조차 감정 앞에 무력해졌기 때문이다.
신호는 끊겨도, 마음은 계속 이어진다
영화의 마지막은 화려하지 않다.
단지, 오래전부터 기다려온 평범한 하루가 돌아올 뿐이다. 그 평범함이 이 영화의 가장 큰 감동이었다.
결국 이 작품이 말하는 건 기적의 기술이 아니라 기억의 힘이다. 우리는 누구나 언젠가, 다시 한 번 그 목소리를 듣고 싶어한다. <프리퀀시>는 바로 그 마음을 영화로 만들어낸 이야기였다.

